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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랜드와의 대화
절판

폴 랜드와의 대화
Paul Rand: Conversations with Students

마이클 크뢰거 지음, 신혜정 옮김

이 책은 IBM, ABC방송국, 웨스팅하우스, UPS 등의 로고와 『디자인, 형태, 그리고 혼돈』, 『라스코에서 브룩클린까지』, 『폴 랜드: 그래픽 디자인 예술』 등의 저서를 통해 국내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폴 랜드가 타계하기 1년 전인 1995년,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 교수 및 학생들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책이다. 23세라는 젊은 나이에 잡지 『에스콰이어』의 아트 디렉터를 맡으며 두각을 나타낸 폴 랜드는 거대한 기업 클라이언트에게 마치 왕처럼 군림하며 미국 그래픽 디자인의 황금기를 일궈낸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그가 가장 크게 공헌한 분야는 디자인 교육일 것이다. 프랫 인스티튜트, 쿠퍼 유니온을 비롯해 30여 년간 예일대학교에서 디자인을 가르치며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낸 랜드는 타고난 교육자였다. 필립 버튼, 제시카 헬펀드 등 제자들이 이야기하는 그와 얽힌 에피소드와 회고담은 그동안 책과 잡지로만 접해온 폴 랜드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역자가 후기에서 언급했듯 물론 이 책만으로 “60년 이상을 현역으로 활동하며 그 자체로 미국의 시각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사를 대변한 거물 디자이너를 온전히 알기에 다소 부족할 법하다. 그러나 엄격하고 세심한 선생님 폴 랜드에게 가르침을 받는 느낌을 맛보며 덜 가공된 상태로 그의 생각을 전달받을 수 있는 책이다.” 이를 증명하듯 책의 곳곳에는 디자인의 정의나 기본적인 디자인 원리에서부터 교육방법, 독창성, 클라이언트에 대한 대처까지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평생을 디자인과 함께 살아온 거장의 사고를 엿볼 수 있는 말들이 실려 있다.

이 책은 이제 막 디자인을 공부하기 시작한 학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 좋지만, 사실 대화 속에 숨어 있는 거장의 생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공력이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또한 책 전체를 통해 폴 랜드는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지식과 독서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하는데, 그의 생각을 반영하듯 책 말미에 실려 있는 디자인 참고도서 목록 역시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소득이다.


발췌

디자인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많이 있지요. 미학의 정의처럼 말이에요. 미학은 미의 철학이다. 그래서 어쨌다고? 그런 정의로 무엇을 할까요? 정의에는 큰 차이가 있어. 용어를 정의함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생겨요. (…) 정의란 어딘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면 안 돼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어야만 해. (29쪽)

좋은 디자인은 끊임없이 변화해야만 한다는 가설이 사실이라면 우리 디자이너가 얼마나 딱한 존재겠어요. 그런 개념은 대단히 어리석고 당치도 않은 일이죠. 새로움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어떤 것이 좋은지 나쁜지 이것만을 걱정하지. 새로운가 어떤가는 아니야. 새로운들 누가 신경이나 쓰나? (53쪽)

교수진 가운데 시간을 내서 실제로 논문을 읽어준 단 한 사람이 폴 랜드였다. (…) 나중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디자인은 3일 만에 끝낸 것 같더군. 마치…” 랜드는 하려는 말이 확실히 전달되도록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쓰레기 같았네.” 물론 그는 옳았다. 어쨌든 디자인은 3일 만에 끝낸 것이 사실이니까.” (제시카 헬펀드, 62쪽)


차례

서문: 볼프강 바인가르트
들어가며
감사의 글

대화 하나
대화 둘

폴 랜드를 생각하며
필립 버튼
제시카 헬펀드
스테프 가이스뷜러
고든 살코
아르민 호프만

역자 후기
참고 도서


지은이

마이클 크뢰거는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순수예술을 공부하고 스위스 브리사고에서 아르민 호프만, 폴 랜드, 볼프강 바인가르트, 필립 버튼에게 디자인을 배웠다. 현재 오하이오 주에 살며 마운트세인트조셉 대학교 조교수 겸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이

신혜정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을 수료했다. 안그라픽스에서 출판물 디자이너와 디자인 도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스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표지 이미지

원서 표지 디자인: Deb Wood

디자인

김아해